숏폼은 재밌다. 어느샌가 나도 퇴근 후 침대에 누워 하염없이 스크롤을 올린다. 오늘 우연히 재테크, 부업 알고리즘이 걸려서 유심히 바라보게 되었다.
방법은 다양했다. 고급 스포츠카를 배경으로 '내가 성공한 이유' 라던지, 부동산과 경매를 통해 얼마나 벌었다던지, 코인을 통해 얼마를 벌었다느니, 숏폼 자동화 업로드를 통해 얼마를 벌었다느니 다양한 스토리가 전개된다. 하나 공통점이라면 항상 아래 캡션을 자세히 읽고 댓글을 한마디 달면 무료 노트 같은 걸 보내주겠다는 것.
당연하게도 캡션을 읽으라는 건 동영상체류기간을 늘리려는 것이고, 댓글을 달라는 것도 역시나 알고리즘 동작에 유리하게 하기 위함이다. 프로필을 들어가 보면 하나같이 '수익화', '자동화' , '마케팅', '부수익' , '컨설팅', 수강생 1기 어쩌고..
거기 댓글을 달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아직도 이 강의팔이 시장이 돈 벌어먹기는 좋구나 싶다.
상식적으로 돈 버는 방법을 알려줄 이유가 없다. 상식적으로 내가 어떤 동네 탕후루집을 독점해서 잘 팔아먹고 있는데 굳이 주위에 탕후루집하면 돈이 된다는 것을 알릴 이유가 있는가? 경쟁자를 늘릴 이유가 전혀 없다. 그들은 역시나 강의를 팔아서 안정적 수입을 올린다. 탕후루집은 접은 지 진작에 오래일 수도 있다. 반짝할 때 한탕 해 먹고 탕후루집 개업하는 법이나 알려주고 있는 꼴이다.
그렇게 SNS를 통해 홍보하고 강의를 파는 것 자체가 '노동'이고 그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경제적 자유'를 이루지 못했음을 떡하니 알려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일매일 출근하는 것에 지쳐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직장인들의 눈엔 그것이 신기루가 아닌 구원자로 보이는 듯하다.
AI 툴을 통해 만든 숏폼 영상으로 돈을 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정말 지능검사를 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차라리 자극적인 인터넷 글을 퍼오는 썰툰, 양산형 릴스는 최저시급은 나올 것 같은데 말이다.
숏폼도 자세히 보면 계정을 다수 운영하는 단순한 양산형 정도는 돈이 조금 될 것 같지만 저작권에 의해 오래가긴 어려워 보이고, 가장 좋아 보이는 건 직접 자신의 목소리를 넣고 타인의 영상을 여러 개 섞어서 새로운 이야기로 재창조하는 것이고 브랜딩화 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짜집기인데 이를 굉장히 잘하는 몇몇 플레이어들이 존재한다. 그들의 영상을 잘 보면 생각보다 편집이 짜임새 있고 대본이 재밌거나 유익하다. 분명 타인의 영상들을 퍼온 것인데 저작권에 걸리지 않는 것도 이러한 이유라고 추측한다.
나도 숏폼에 중독된 인간이지만, 이러한 숏폼의 노예가 되어 '소비자' 포지션으로 시간을 낭비하며 남에게 돈을 벌어다 주는 것이 아닌 '공급자'로써 돈을 벌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무엇을 해야 하나 강의팔이들을 보며 하루를 또 보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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