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릴스같은 숏폼에 보드 타는걸 몇 번 봤더니 멋있어 보여서 인생 처음 스키장을 가봤다.
체력소모가 심하고 꽤나 위험한 스포츠라서 젊었을 때 해보자는 생각도 있었다.
가본 적이 한 번도 없어서 마치 서울 지하철을 처음 타는 기분이랄까?
미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한글만 읽을 줄 알면 되었다.
1. 스키장 도착

단순하다. 주차 후 스키하우스로 직행한다. 의류 렌탈의 경우 사설샵을 이용해도 되고, 리조트 자체 렌탈샵을 이용해도 된다.
곤지암 리조트의 경우 하루만 탄다고 가정하면 그냥 리조트에서 렌탈하는게 저렴했다. 탈의실도 따로 이용할 수 있기에 환복도 편했다.
2. 의류, 장비 렌탈하기

곤지암의 경우 스키하우스 1층 우측으로 가서 의류부터 렌탈하면 된다.
테이블에 가서 간단하게 렌탈 신청서(무엇을 신청할지, 사이즈 등)를 작성하고 내면서 신분증을 맡기면 바로 의류를 준다.
탈의실에서 대기 후 환복하면 된다. 나 같은 경우는 날씨가 추워서 기모 맨투맨 상의, 트레이닝복 하의 위에 입었다.
그다음 다시 나가서 입구 좌측에 있는 리프트권을 구매하고 장비를 렌탈했다. (여기서부터는 곤지암리조트 앱을 사용했다)
리프트권은 카드형태로 나오게 되는데 의류 팔 쪽에 있는 주머니에 넣으면 게이트에 가져대 댈 필요도 없이 인식이 자동으로 아주 잘 된다.
리프트권에는 시간이 찍혀 나오게 되는데 찍힌 시간 이후로 이용시간만큼 탈 수 있다.
장비는 1층에서는 부츠만 주고 2층에 올라가서 나가서 우측으로 가서 이름을 말하고 장비를 받으면 된다.
이때 신고 있던 신발을 락커에 넣어야 하는데 주중에는 사람이 많아서 카드가 되는 락커들을 사용할 수 없었고 500원짜리 동전 3개가 필요한 락커를 이용했다.
문제는 현금이 있어야 현장에 있는 동전교환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 반드시 3000원 정도는 현금을 가져가자.
* 가격
주중에 6시간을 탄다고 가정.
리프트권 : 99,000원 (임직원 50% 할인 가능)
장비 : 36,000원 (임직원 50% 할인 가능)
의류 : 35,000원(상하의) + 12,000원(헬멧) + 10,000원(보호대, 필요시)
숙박비 제외 총 190,200원이라는 사악한 가격을 자랑한다. 식사까지 포함하면 20만 원은 그냥 넘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초보자라면 엉덩이 보호대는 필수기에 보호대 또한 착용하는 것을 추천한다.(특히 보드라면)
근데 생각보다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았다. 스키장 내에는 필수라고 적혀있는데 아무도 안 잡는 듯.
보드는 진짜 잘못 넘어지면 잘못될 것 같은데 필수라고 생각한다. 체온유지에도 큰 도움이 된다.
장갑과 넥워머는 반드시 사전에 미리 구매하도록 하자. 넥워머가 없으면 리프트 타고 올라갈 때 얼어 죽는다.
3. 독학으로 보드 처음 타본 후기
유튜브로 대략적인 스키장 예절은 보고 갔다.
무작정 가운데서 멈춰서 쉬지 말기, 보드 놓치고 유령보드 낙하 조심하기 등 민폐는 끼치지 않고 싶었다.
*여담으로 보드의 바인딩 착용법도 영상으로 보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운동신경과 균형감각은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유튜브 강의영상을 몇 개 보니까 탈 수 있겠다는 막연한 자신감이 있었다.

사전에 인터넷을 찾아본 결과, 보드를 배우지 않고 처음 타면 넘어지기만 하다가 와서 입문 자라면 그냥 스키를 타는 것이 낫다는 것이 중론이었지만 나는 꼭 폼나는 보드가 타보고 싶었다.
그렇게 초보자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서 보드를 착용했다. 부츠는 최대한 꽉 조이게 착용하고 일어섰다.
난 정말 유튜브만 보고 간 근본 없는 초보자이므로 허접한 설명에 양해를 구한다.
보드를 처음 타볼 사람들을 위해 감상만 적는 것이다. 이렇게 타면 되겠구나가 아니라 이런 느낌이겠구나 하면 된다.

먼저 일어서서 발 뒤꿈치에 무게중심을 놓으면 위 그림처럼 보드가 눈에 박혀 멈췄다.

반대로 무게중심을 발 앞쪽으로 움직이면 보드가 미끄러져 내려가는 형식.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팔을 벌리고 보드를 가로로 하고 천천히 내려오니 느낌이 왔다.
왼발 오른발 좌 우로 무게중심을 이동시키며 방향조절을 하니 꽤나 재밌었고 이렇게 인생 처음 슬로프는 한번 정도 넘어지고 스무스하게 내려왔다.
처음부터 감이 와서 '생각보다 쉬운데?'라는 오만한 마음으로 두어 번 더 초급 리프트에 올랐고 그렇게 소위말하는 '낙엽'은 넘어지지 않기 위해 생존본능으로 자연스레 익혔다.
그다음은 초중급 리프트에 올랐는데 이번엔 리프트 길이가 훨씬 길었다. 경사도 역시 초급보다 확연히 가파라서 속도가 매우 잘 붙었다.
근데 오히려 속도가 붙으니 낙엽을 연습하기가 매우 쉬워졌다.
그렇게 1번째 초급 : 감잡기-> 2~3번째 초급 : 낙엽 습득하기 -> 4번째 초중급 : 낙엽 마스터하기
-> 5번째 리프트는 중급을 탔다. 결국 중간에서 초중급 코스와 이어지는 코스였기 때문.
근데 중급도 역시 초반부의 경사만 가파를 뿐 낙엽으로 충분히 내려왔다. 오히려 재미가 붙었다.
하지만 나는 유튜브에서 보던 S자를 하고 싶었다.
발꿈치에 힘을 주고 하는 힐턴은 매우 쉬웠다. 전방시야확보도 잘 되고 감속도 잘 되었기 때문.
문제는 등을 경사방향으로 지고 내려오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초중급에서는 경사가 너무 가팔라서 연습이 되지 않았다.
일단 전방시야확보가 잘 안 됨과 동시에 가속이 빠르게 붙어서 자연스레 두려움이 생기고 무게중심이 뒤로 이동해서 계속해서 뒤로 넘어졌다.
그렇게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초급 슬로프에서 3번 정도를 더 타도 감이 전혀 안 와서 야매보드의 벽을 느꼈다.
그러다가 두 번 정도 더 타니 넘어지는 이유를 알았다.

등의 방향만 슬로프 쪽으로 바뀌었을 뿐인데 몸을 충분히 앞으로 기울이지 않아서 자꾸 겁을 먹으니 무게중심이 뒤로 이동해 뒤로 넘어지는 것이었다.(매우 아프다)

몸을 슬로프에 의식적으로 생각보다 가까이 기울이니 보드가 슬로프에 박히는 느낌이 나면서 중심을 잡기 시작했다.
이는 동시에 뒤로 넘어지면 매우 아파서 차라리 앞으로 넘어지자라는 생각도 크게 유효했다.
아예 앞으로 넘어지자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몸을 앞으로 기울여야 안 넘어졌다..
이걸 깨닫고 S자를 계속해서 시도했다.
문제는 토턴이 정말 어려웠다.
힐턴 - 보드 수직(잠깐) - 토턴 - 보드 수직(잠깐) - 힐턴이 반복되는 것이 S자의 원리 같았는데 현실은 매우 어려웠다.
머리는 아는데 공포감에 몸이 안 따라준다.
토턴이 어려운 이유는 힐턴 후 전방을 향한 발에 무게중심을 빠르게 이동시켜 토턴을 해야 하는데, 잠깐이라도 늦어지면 보드가 수직방향으로 세워지며 가속이 붙어 두려움이 생기기 때문이었다.(그리고 이 때 넘어지면 왼쪽 엉덩이가 아작났다)
그렇게 총 6시간 정도를 탔지만 자연스러운 토턴까지는 끝내 마스터하지 못했다.
집에 와서 찾아보니 S자를 하긴 하는데 소위 말하는 뒷발차기를 하며 억지로 한 것 같다.
하루정도 더 타면 마스터할 것 같다는 느낌이 왔는데 내년에나 다시 가볼 생각이다.
올해는 딱 입문으로 만족한다.
운동신경이 있다면 쫄지말고 보드를 추천한다. 낙엽은 그냥 생존본능으로 슬로프 두세 번 타면 마스터한다.
문제는 상체부터 자연스럽게 회전하는 뒷발차기 없는 토턴과 자연스레 연계되는 S자 일뿐..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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